사실을 들여다보면
얼음과 물은 모두 같은 물 분자, 즉 H₂O로 이루어져 있습니다. 그런데 컵에 얼음을 넣으면 가라앉지 않고 뜹니다. 이유는 성분이 달라서가 아니라 같은 분자들이 고체가 될 때 더 넓게 배열되기 때문입니다.
물체가 뜨고 가라앉는 데 중요한 성질은 밀도입니다. 밀도는 같은 부피 안에 얼마나 많은 질량이 들어 있는지를 뜻합니다. 얼음은 액체 상태의 물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에 물이 밀어 올리는 힘을 받아 표면에 떠 있을 수 있습니다.
물이 얼기 시작하면 물 분자 사이의 수소 결합이 비교적 열린 결정 구조를 만듭니다. 액체일 때는 분자들이 움직이며 그 빈 공간 일부를 메울 수 있지만, 얼음에서는 분자들이 일정한 틀에 자리 잡으면서 평균 간격이 더 벌어집니다. 같은 양의 물이 더 큰 부피를 차지하게 되는 것입니다.
보통 물이 얼면 부피가 약 9퍼센트 늘어나고 밀도는 그만큼 낮아집니다. 그래서 물에 뜬 순수한 얼음은 대략 10퍼센트 정도만 수면 위로 드러나고 대부분은 아래에 잠깁니다. 빙산의 보이는 부분이 전체의 일부에 불과한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.
이 성질은 겨울 호수의 생명에도 중요합니다. 차가워진 물이 표면에서 얼어 뜨면 얼음층이 아래의 액체 물을 덮습니다. 물은 약 4도에서 가장 조밀하므로 더 깊은 물은 액체로 남을 수 있고, 표면의 얼음은 외부의 찬 공기로부터 어느 정도 단열층 역할을 합니다.
즉 얼음이 뜨는 것은 가벼운 성분이 섞여서가 아닙니다. 물 분자가 얼면서 만드는 넓은 구조가 같은 질량을 더 큰 공간에 펼쳐 놓기 때문입니다. 컵 속 얼음 하나에는 물의 분자 구조가 호수와 바다의 겨울 풍경까지 바꾸는 원리가 담겨 있습니다.



